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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17-12-17 20:03:14
제        목   [홍의택의 U-23 파일] 김정민의 잘츠부르크행을 기대하는 진짜 이유



'만 23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의 마지막 단계. 현 K리그 클래식 의무 출전 나이. 완성작과 기대작을 가르는 실질적 경계. [U-23 파일]은 아마추어와 프로 초년생을 두루 다룹니다.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김정민(18, 레드불 잘츠부르크). 이미 잘 알려진 선수다. 축구팬 기대도 상당하다. 다만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늘 조금씩 아쉬웠다.

일찌감치 전국구였다.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 시절을 보낸 뒤 신천중으로 향했다. 고교 진학 행선지도 이슈였다. 금호고(광주FC U-18)로 간다기에 모두가 놀랐다. 기성용의 부친 기영옥 광주 단장이 적잖이 공들였다는 뒷이야기가 돌았다.

이후 김정민은 3년을 보냈다. 나빠졌다는 건 아니다. 정체됐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성장의 폭이 더 클 수 있지는 않았을까 싶었다. 전국에서 볼 잘 찬다는 랭킹 최상위권 동기들도 마찬가지다. 선수가 더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개인'과 '환경'.





선수 '개인'을 먼저 짚는다. 끊임없이 갈구하고 달려드는 태도다. 축구에 관해 얼마나 진지한지, 본인의 성장 여정에 얼마나 쏟아부을 수 있는지의 차이다. 대표팀(성인 단계에 가까울수록)이란 선발 집단에 있는 이들 대부분 이 대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김정민은 금호고의 4-4-2 전형에서 공격수, 미드필더를 번갈아 봤다. 아마 축구 무대는 선수 간 편차가 생각보다 크다. 이 정도 에이스라면 올라운드 플레이어도 가능은 하다. 실제 김정민은 제 나잇대에서 축구를 정말 쉽게 했다. 몸도 그렇고, 수도 그랬다. 앞을 내다보고 찼다. 늦게 반응해도 뒤집을 정도였다. 그래서 혹자는 게을러진다. 도태란 벌을 받는 이도 있다.

광주에 거주 중인 선수 일상까지 다 짚기는 어려운 일. 여러 루트로 알아봤다. "요새 김정민은 꾀 안 부리고 열심히 하나요?". 나쁜 소리가 나온 적은 없었다. 최수용 금호고 감독은 딱 선을 그었다. "그런 건 저부터 용납을 못합니다. 본인도 그런 생각을 안 할 거고요". 주위에서도 "감독님 무서워서라도 그렇게 못할 거예요"라며 힘을 실었다.

그다음은 '환경'이다. 어른들이 만들고 보장해줄 수 있는 제도와 직결된다. 김정민과 관련해 말하고 싶은 부분은 '더 높은 레벨', '더 넓은 무대'다. 즉, 경쟁을 붙이는 시스템. 일본 J리그가 왜 만 열여섯짜리 쿠보 타케후사에게 프로 데뷔 기회까지 줬느냐는 것이다. 2001년 2월생 이강인보다 넉 달 늦게 태어난 쿠보가 지금 어느 단계에서 땀 흘리며 경쟁하느냐를 보자는 얘기다.

해외에서는 유스 콜업 기사도 심심찮게 나온다. 제 무리에서 왕이 된다면 위로 끌어 올려 경합을 유도한다. 남들보다 먼저 간다는 데만 초점을 맞춘 한국식 '빨리빨리'가 아니다. 어깨에 힘 들어가면 가차 없이 잘라내고, 묵묵히 땀 흘리고 도전하는 이들은 무한히 독려하는 게 그들 풍토다. 훈련도, 실전도 그렇게 한다. 제 단계에서 느긋하게 안주하는 일을 사전에 방지한다.

김정민 본인에게나 주변인들에게 프로팀 합류 여부를 줄곧 물어본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전 투입은 현 K리그 제도상 불가능하다. 대신 훈련 및 연습 경기 기회라도 있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여러 사정상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했다고. 올려서 뛰게 한들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나, 결과론적으로 동기 측면에서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었다.





유럽 무대 내 한국 선수는 이방인이다. 선대가 이룬 최소한의 기반은 있을지라도 주류는 절대 아니다. 눈칫밥 먹는 것은 물론, 은연중에 깔린 차별도 감수해야 한다. 손흥민이 훈련장에서 다투고, 구자철이 눈 부릅뜨고 맞선 건 이들이 유별나서가 아니다. 그렇게 안 하면 못 살아남는다는 게 몸에 배서다. 그러면서도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나'란 선수도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들이받다 보니 선수 개인도 더 높게 뛰어오르더란 것이다.

잘츠부르크 실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황희찬의 일화도 있다. 갓 팀에 합류했을 당시, 훈련 때마다 이상하리만치 시비를 걸어온 모 선수가 있더란다. 이에 하루는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까지 강하게 받아쳤다고. 이어 출전 기회를 잡기 시작한 황희찬은 득점포를 가동하며 입지를 다져나갔다. 지난 시즌에는 잘츠부르크 팀 내 득점 1위 자리를 꿰찼다. 오스트리아 진출 뒤 1년 8개월 만에 국가대표가 돼 돌아왔다.

김정민도 짜내서 싸워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더 좋아졌어야 할 선수'란 아쉬움보다 '더 좋아질 선수'란 기대다. 금호고에서는 본인이 쥔 최대 능력치의 7~80%만 끌어내도 리그 판도를 흔들었겠으나, 타지에서는 120~130%는 해내야 겨우 경쟁할 기회가 주어진다. 광주가 잘 키워 내보냈다. 이제는 선수가 스스로 증명해 보여야 할 때가 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레드불 잘츠부르크, 홍의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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