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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17-12-17 14:34:06
제        목   [박대성의 기묘한축구] '도쿄 정벌' 신태용호가 얻은 것과 잃은 것



[스포탈코리아=도쿄(일본)] 박대성 기자= 결과는 도쿄 정벌이었다. 신태용호의 동아시안컵은 해피 엔딩으로 끝났다. 도쿄에서 얻은 것도 있지만, 분명 잃은 것도 있었다.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여정이 막을 내렸다. 신태용호가 2015년 중국 우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동아시아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

롤러코스터 같던 3연전이었다. 신태용호는 울산 소집으로 조기 담금질에 돌입했지만, 개막전 열매는 그리 달지 않았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웨이스하오에게 전반 초반 실점했고, 후반전 통한의 동점골로 승점 1점에 그쳤다.

북한전엔 보수적인 선택을 했다. 보수 속 진보도 아니었다. 전통적인 스리백으로 실리적인 운영을 선택했다. 행운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무승부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정말 결과만 얻은 한 판이었다.

여론은 싸늘했다. 해외파 없이 치른 대회지만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승부사였다. 한일전에 자존심을 걸었고, 11월에 가동한 4-4-2 카드를 꺼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약속을 지킨 셈이다. 신태용 감독은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하고 싶다”라며 조심스레 우승 욕심을 내비쳤다. 전승 우승을 노리던 일본에 찬물을 끼얹고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도쿄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낚아챈 셈이다.

■ 얻은 것 : 김신욱의 재발견과 대표팀 플랜A 확립




김신욱은 도쿄 하늘을 지배했다. 숙명의 라이벌전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리의 파랑새가 됐다. 한국은 전반 3분 만에 통한의 실점을 했지만, 김신욱이 모든 걸 뒤집었다. 김신욱은 발과 머리로 일본 골망을 뒤흔들었다.

동아시안컵 만큼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라 불릴 만하다. 실제 일본 언론은 신태용호 경계 대상 1위로 김신욱을 꼽았다. 경기장에서 만난 일본 미디어도 “우리는 김신욱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할 정도였다.

객관적 자료와 평가도 맹활약을 증명한다. 김신욱은 도쿄에서 3골을 기록하며 동아시안컵 득점왕 자리에 앉았다. 한일전 직후, 일본 할릴호지치 감독은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김신욱 봉쇄법을 지시했다. 타이트한 대인마크를 요구했지만 프리하게 뒀다. 김신욱은 굉장한 힘을 가진 선수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동아시안컵은 대표팀 김신욱의 재발견이었다. 김신욱은 붉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다. 2014년 이후 한 번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김신욱 활용을 포스트 플레이에만 집중시킨 결과였다.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의 다른 장점을 끌어냈다. 공중볼 보다 발밑을 요구했다. 실제 김신욱은 “신태용 감독님이 죽어가던 날 살렸다. 비디오 미팅에서 발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감독님이 내 역할을 바꿨다. 사실 과거 제한된 역할에 많이 답답했다”라며 현재에 크게 만족했다.

가장 효율적인 전술 윤곽도 드러났다. 신태용호는 3경기에 걸쳐 3번의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중국전엔 4-2-3-1 카드를 꺼냈고, 북한전엔 스리백을 가동했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은 4-4-2에서 나왔다.

신태용호 4-4-2는 일본의 섬세함을 압도했다. 빠른 압박이 일본 패스 줄기를 차단했고, 타이트한 두 줄 수비가 일본 공격을 옭아맸다. 일본은 한국의 4-4-2에 갈 길을 잃었고, 4골 폭격을 맞았다.

4-4-2 카드는 대표팀 플랜A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신태용호는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에서 4-4-2 전형을 가동했고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침묵했던 손흥민도 투톱에서 힘차게 날아올랐다. 동아시안컵에선 김신욱 투톱으로 플랜A 속 플랜B를 얻었다.

일본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도 인정한 부분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일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좋았다. 힘과 기술, 경기 운영 모두 압도했다. 모든 면에서 경기를 지배했다. 소집하지 않은 선수가 나왔어도 승리는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총평했다.

■ 잃은 것 : "완벽하다" 발언이 몰고 온 후폭풍




신태용호는 동아시안컵 2차전까지 코너에 몰렸다. 마르셀로 리피 전술 운영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고 무승부에 그쳤다. 선제골을 기록한 웨이스하오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였다. 신태용 감독을 향한 날 선 비판이 언론 지면을 뜨겁게 달궜다.

신 감독의 인터뷰는 불에 기름을 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중국전 이후 훈련장에서 “경기 과정은 완벽했다. 중국은 우리에게 원사이드를 당했는데 이긴 것과 같은 반응이었다. 중국 축구 수준이 그거 밖에 안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반론했다.

“북한전에선 결과를 얻겠다”라는 발언은 “완벽했다”에 묻혔다. 언론의 직격탄도 이어졌다. 완벽이란 단어와 중국전 경기력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경험과 실험에 중점을 둔 중국과 비겼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수비적인 북한전 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7위를 상대로 쨉만 날렸다. 행운의 자책골이 없었다면 무승부도 가능한 경기였다. “오늘은 수비에 중점을 뒀다. 공격이 무딘 점을 인정한다”란 설명은 변명으로 치부됐다.

“한일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라던 다짐도 관심 밖이었다. 일본이 2연승 행진을 내달렸기에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지배적이었다. 신태용 감독의 모든 발언은 옳고 그름을 떠나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신 감독은 승부사였다. 한일전에서 플랜A를 가동해 코너에서 벗어났다. 카운터 펀치 4번으로 적지에서 동아시아 역사를 창조했다. 신태용 감독은 38년 만에 도쿄 대첩에서 환하게 미소 지었다.

상황을 돌이키면 “완벽” 발언은 선수단 동기부여였을 공산이 크다. 지친 선수단 어깨를 박수로 다독이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했다. 한일전 승리로 뒤집기에 성공했지만, 신뢰가 추락했던 점은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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