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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19-03-12 21:41:39
제        목   [지도자 Note] 대륜고 철학 "운동장 밖이 편해야 한 발 더 뛰죠"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축구 철학'. 좋은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을 나누는 척도 중 하나다. 특히 위기의 순간에 모두가 바라볼 한 지점이 있느냐 없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대륜고는 끝내 결승에 못 올랐다. 전상식 감독 외 이선재 수석코치, 정원진 코치, 박상만 골키퍼 코치가 똘똘 뭉쳤지만 아쉽게 도전을 접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준결승에서 인천대건고(인천 유나이티드 U-18)를 만나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값졌다. 최근 몇 년간 8강에서 고배를 마셔온 대륜고는 드디어 천장을 뚫었다. 상문고를 누르며 산뜻하게 출발한 이들은 안산FC, 고양일산FC까지 제압하며 조별리그를 전승 통과했다. 16강에서는 보인고를 꺾고 올라선 이천제일고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고, 8강에서는 진주고(경남FC U-18)를 넘었다. 최종 순위는 충주상고와 함께 공동 3위.

2002년 코치로 부임하며 대륜고와 연 맺은 전 감독은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내 "졸업반 선수들이 멘탈이 굉장히 강하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응집력도 좋았다"라며 치켜세웠고 "우리 코치들에게 많은 것을 맡겼다. 굉장히 잘해준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대륜고는 전국구 선수들만 모은 게 아니다. 흔히 말하는 '1번', 'S급' 자원이 즐비한 학교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 이는 아마축구 전반의 흐름으로 전 감독 역시 "우리가 프로산하처럼 특출한 선수를 뽑을 수 없지 않나"라며 시인했다. 대신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령별 대표급 선수들보다 살짝씩 부족할 순 있지만, 잘 다듬어 전에 없던 것을 끄집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럼 어떤 축구를 하느냐. '빌드업' 기반이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그토록 외쳐온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사실 지도자들 대부분이 "패스 위주의 풀어가는 축구"를 논하는데, 급하면 뻥뻥 내지르길 강요하는 장면을 너무도 자주 목격했다. 이에 대한 불신이 없지 않거늘, 전 감독은 "우선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라며 "저 자신도 그런 축구를 해왔다. 공간으로 침투하는 것 외에는 다 그런 식으로 한다. 이런 걸 충분히 연습하지 않은 선수들은 프로에 가서도 못 살아남는다"라고 항변했다.

이것만으로는 비결이 조금 부족하다 싶었다. 이에 대륜고는 '가족', '믿음'이란 키워드를 추가로 꺼냈다. "저희 때처럼 딱딱한 걸 원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던 전 감독은 "운동장 밖 생활도 최대한 편하게 해준다. 실제 가족들보다 지도자들, 동료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아이들이다. 선후배 간 말도 편하게 하면서 지킬 건 지킬 수 있게 규율을 만들었다"고 알렸다. 또, "나도 정말 많이 맞으며 축구를 했다. 그게 너무 싫었다"라면서 "팀 분위기란 게 저학년들부터 만족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편하게 해주니 운동장에서 진짜 열심히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지도자들과 관계도 마찬가지다. 평소 대화로 쌓은 상호 신뢰가 10년 안팎. '편하게'를 모토로 한다. 가족처럼 믿으니 팀 내 분업 체계도 잘 잡힌 편이다. 전 감독의 지지를 받아 이번 대회 지휘에 앞장섰다는 정 코치는 "지역 학교들끼리는 분위기를 알고 있다. 저희를 부러워하는 분들이 많다"며 자랑했다. 전 감독이 쥐여준 권한에 책임감으로 화답한 그는 "저희가 실무를 맡으면 감독님은 큰 틀에서 짚어주신다.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피드백이 따르는 대화다. 또, 선수 진학이나 일지 관리 등은 감독님께서 분담하시며 업무량을 조절해주신다. 서로 믿지 않으면 못할 일"이라고 자부심을 내보였다.

대륜고는 그들의 길을 간다. 여기엔 성적 부담 없이 지원해주는 학교 측 믿음도 깔려 있다. 정 코치는 "8강에서만 수차례 떨어졌다. 다른 학교들처럼 머리 짧게 깎고 핸드폰도 못 쓰게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새벽 운동도 생각했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은 반대하셨다. 단순 성적보다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게 나와서 더욱 좋다"고 보탰다. 편한 분위기 속 자율적인 축구로 성장한다는 철학. 이는 보통 자산이 아니었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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