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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18-10-12 00:23:04
제        목   “승격하면 꼭...” 故 조진호와 약속했던 마지막 인터뷰



[스포탈코리아=부산, 대구] 박대성 기자= “승격과 FA컵 우승, 두 마리 토끼 다 잡으실 겁니다. K리그1 올라가서 웃으며 연말에 인터뷰 한 번 하셔야지요.”

“그래, 그래야지 박 기자.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거다. 우승으로 승격하고 싶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또 올라가면 되지. 아직 안 끝났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선수들이 제일 걱정이다. 기죽지 말아야 할 텐데...”

2017년 10월 10일, 1년 전 그날. 충격적인 소식이 들렸다. 아파트에서 산책을 하던 중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불과 이틀 전에 만나 “다음 홈 경기에 봅시다”고 헤어졌던 분이었다. 부산 아이파크에 확인 후 장례식장에 가서도 믿을 수 없었다.

참으로 사람이란 간사하다. 충격적인 비보에 온종일 멍했지만,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니 조진호 감독이 서서히 흐려졌다. 그러던 중, 동료에게 전화가 왔다. “곧 조진호 감독님 기일입니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2018년 10월 10일이 되면 조진호 감독을 추억할 거라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바쁘다는 핑계, 내일 일정만 생각하며 세상 흐름에 쓸려 살았다. 동료에 말에 번쩍깬 후 2017년 가을 즈음에 녹음된 조진호 감독 음성을 다시 들었다.

조진호 감독은 누구보다 열정적인 지도자였다. 제주 유나이티드 코치와 감독 대행, 전남 드래곤즈 코치로 경험을 쌓았고, 대전 시티즌과 상주 상무에서 날개를 폈다. 2016년 부산 지휘봉을 잡은 그는 “명가 재건”과 “다이렉트 승격”을 목표로 쉼 없이 달렸다.

총 승점 60점 대로 매력적인 성적표를 얻었다. 2018시즌 현재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승점 57점), 성남FC(승점 55점)과 비교하면 우승에 근접할 만한 승점이었다. 그러나 경남FC의 압도적인 화력에 승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해 8월에 만난 조진호 감독은 겉은 웃었지만 속은 쓰렸다. 열정과 미소를 잃지 않으며 인터뷰에 응했지만, 인터뷰 종료 후에 “근처에 통도사란 절이 있는데 한 번 가지”라며 조심스레 제안했다. 쉽게 풀리지 않는 K리그2 우승 레이스에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었다.

근처에서 커피를 건네며 “K리그1에 승격하면 밥 먹으면서 인터뷰합시다. 밝은 모습도 보여주고 좋잖아”고 말했다. 하지만 통도사를 걷는 동안 조진호 감독은 말이 없었다. 절에서 기도를 드린 후에야 마음의 짐을 털어놓은 표정이었다. “K리그1에 올라가면, 팬들 앞에서 부산 갈매기도 한 번 불러야지”라며 특유의 밝은 다짐을 애써 보였다.

조 감독은 분투했지만, 성남과 무승부, 경남과 낙동강 더비 패배로 K리그2 우승이 하늘로 흩어졌다. 창원 원정 패배 후 전화 한 통이 왔다. “어디냐”고 묻는 조진호 감독이었다. 숙소 주변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인생은 축구네. 참 쉽지 않다”며 고개를 떨궜다.

원했던 K리그2 우승은 실패했지만 상대 팀을 존중했다. “경남이 잘 했다. 예전에 아드리아노 데리고 대전 승격할 때 같다”며 승격을 축하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 사기가 꺾이면 안 될 텐데, 그냥 두 팀이 승격하면 안 되나. 한 팀은 너무 피 말린다. 껄껄”이라며 못내 아쉬운 말들을 꺼냈다.

승격 직행은 사라졌지만 조진호 감독은 강했다. “잘 추슬러서 올라가야지. 플레이오프 진짜 어렵지만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후회는 없다. FA컵 우승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도 나가면 얼마나 좋겠어. 어렵지만 내 목표는 그렇다”며 패배를 뒤로하고 환하게 웃었다.

“다음 경기에서 봅시다. 이겨서 플레이오프 잘 준비해야지”라며 작별 인사를 했다. 그게 조진호 감독과의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짧은 만남 후 이틀 뒤, 연말에 웃으면서 보자던 약속은 영원히 지킬 수 없게 됐다. 장례식장에 온 최용수 감독은 “진호 참 순수한 친구였는데, 이렇게 가서 아쉽다”며 하늘만 바라 봤다.

기억 속 조진호 감독은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SNS를 적극 활용해 선수단, 팬들과 소통했다. 언젠가 조제 모리뉴, 펩 과르디올라 등 세계적인 명장과 만나 이야기하고, 라커룸 대화를 보고 싶은 소망을 가슴에 품으며 살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라커룸 영상을 보며 "리오 퍼디난드 같은 선수들이 꿈쩍도 못하더라. 어떻게 세계적인 선수를 컨트롤 할 수 있었을까"라며 감탄하던 순수한 지도자였다.

조진호 감독은 떠났지만, 철학은 여전히 숨쉬고 있다. 부산 시절 함께한 이승엽 코치가 대구 예술대 감독으로 제2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이 감독은 “어깨 너머로 많이 배웠습니다. (조)진호형 고향 대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네요.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며 일년 전 조 감독이 보였던 열정으로 팀을 꾸려가고 있었다.




■ 故 조진호 감독 프로필 (1973. 8. 2. ~ 2017. 10. 10)
1992년 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국가대표
1994년 제15회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1994년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1996년 제26회 애틀랜타 올림픽 국가대표
2000년 부천SK
2001년 성남 일화 천마
2003년 부천SK코치
2006년 제주 유나이티드 코치
2009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대행
2011년 전남 드래곤즈 코치
2012년 대전 시티즌 수석코치
2013년 대전 시티즌 감독대행
2014년 대전시티즌 감독
2016년 상주상무 감독
2016년 부산 아이파크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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