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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17-05-09 15:51:27
제        목   [인터뷰] 400G 김영광은 '걸림돌' 아닌 '디딤돌'을 꿈꿨다



[스포탈코리아=잠실] 홍의택 기자= 여느 경기와는 달랐다. 선발진 11명이 옷을 맞춰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전광판에는 이를 기념하는 영상이 흘렀다.

김영광(33, 서울 이랜드)도 감회가 남달랐다. "2003년에 부천 SK 원정에서 첫 경기를 했거든요, 제가. 아직도 생각나는 게 '어떻게 해서든 골 먹지 말아야 한다'고 계속 되뇐 거예요". 그로부터 14년이 흘렀다. 6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 FC 안양과의 K리그 챌린지를 맞은 김영광은 통산 400경기 앞에 섰다.

헌사가 줄을 이었다. 골키퍼 선후배 김병지, 이운재, 정성룡 등이 김영광에게 영상 메시지를 건넸다. "평소 준비 과정과 달랐던 건 없는데, 어제 잠자리에 드는데 뭔가 좀 설레더라고요"라던 김영광은 "영상보는데도 많이 뭉클하던데요"라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경기 흐름이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전반 6분 만에 실점을 내줬다.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방대종의 헤더 슈팅. 김영광이 재빨리 몸을 날렸으나, 볼은 골망을 출렁였다. 400경기를 기념한 사진 촬영까지 했거늘, 10분도 채 안 돼 예상 밖 일이 닥쳤다.

다행히 바로 따라붙었다. 전반 10분, 로빙요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번뜩였다. 슈팅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오자, 뒤에 있던 아츠키가 침착하고도 정확하게 밀어 넣었다. 먼저 골을 내주고도 따라가는 저력, 전에 없던 면모가 서울 이랜드에서 배어났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또 말썽을 일으켰다. 정재희가 순식간에 돌격해 골문을 열어젖혔다. 리드를 내준 채 마친 전반전이 달가울 수 없었다. 후반 초반까지도 이 흐름이 이어졌다. 김영광이 소리를 지를 일도, 몸을 날려야 할 일도 적지 않았다.

이후 경기 흐름을 맞춰나간 서울 이랜드는 교체 카드 적중에 반색했다. 이번에는 김대광이 해냈다. 박스 안에서 쏜 슈팅이 반대편 골문에 정확히 꽂혔다. 마지막 순간 데굴데굴 구른 볼이 상대 골문을 외면한 데 김영광 역시 "뒤에서 보면서 들어간 줄 알았다니까요"라며 아쉬워했으나, 2-2 무승부로 4경기 연속 무패(1승 3무)를 달린 결과가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었다.





경기 뒤 스냅백을 쓰고 터덜터덜 걸어 나오던 김영광이 지난날을 돌아봤다. 담담하게 시작한 목소리가 어느 구절에서는 조금씩 떨리기도 했다.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했어도, 한국 나이 서른다섯에 일궈낸 400경기 업적은 또 다른 벅찬 순간이었다.

처음 꺼낸 키워드는 '나이'. "선수가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퇴보할 수밖에 없잖아요?"라고 되물은 그는 "팀에, 후배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디딤돌이 되는 게 목표였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경험 풍부한 베테랑'보다는 '연봉 대비 효율 떨어지는 노장'으로 바라보는 풍토를 그 역시 신경 안 쓸 수는 없었다.

그럴 때마다 흔들리지 않았던 원동력이 있다. "프로 1년 차에 한 게임도 못 뛰어서 이 꽉 물고 준비했어요. 그리고 이듬해 5월 부천 SK 원정에서 데뷔전 치렀죠"라며 회고한 김영광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결과? 선제골로 앞선 전남 드래곤즈는 한 골을 헌납하며 결국 1-1로 비겼다.

승리는 못 지켰으나, 이 초보 골키퍼에게는 더없이 큰 의미를 남겼다. "지금도 그때 그 마음으로 운동장에 나가요. 갈고 닦지 않으면 도태되는 게 맞고,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간절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라는 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의 설명이다.

이어 구단에 감사함도 전했다. 김영광은 "감독님이 오늘 주장 완장에 '400경기'란 문구를 넣어주셨어요"라면서 "감독님, 코치님 비롯해 선수단, 구단 모두 이벤트를 준비해주셔서 정말 큰 가족애를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기뻐했다. 또, "팬분들이 좋게 봐주시니 늘 감사하고 감동을 받죠"라고 덧붙였다.

서울 이랜드는 두 번째 라운드에 접어들었다. 10개 팀이 경쟁하는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은 각 팀과 홈&어웨이로 두 차례씩 총 4라운드 격돌한다. 1라운드 막판부터 반등 포인트를 잡은 서울 이랜드는 현재 2승 4무 5패를 기록했다.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나,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광은 "1라운드에 많이 이기지는 못했어도 저희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고 봐요"라고 자평했다. "감독님이 선수들보다 스트레스가 많으실 텐데도 격려해주시고 응집을 끌어내세요. 팬분들께도 꼭 보답할 날이 올 겁니다"라며 희망론을 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 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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