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승부욕만큼 항상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 김영광(24, 울산)은 프로 데뷔 후 K리그에서 맞는 첫 우승의 환희를 마음껏 표출했다.
2002년 전남 드래곤즈 입단 후 벌써 K리그 6년 차의 중참이지만 유달리 우승과 운이 없었던 선수 중 한명이 김영광이었다. 전 소속팀 전남이 전력 면에서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기회가 와도 대표팀에 차출되기 일쑤였다. 지난해 FA컵 결승전을 앞두고도 아시안게임을 위해 도하로 날아갔던 그였다.
사실 김영광이 이 시기에 컵대회 결승전을 위해 서울에 있을 거라고 예상했던 이는 많지 않았다. 아시안컵 명단에 들어 대표팀에 차출될 줄 알았기 때문. 그러나 김영광은 후배 정성룡에 밀리며 아시안컵 출전 기회를 잃었다.
대신 그 한풀이의 무대로 삼은 것이 컵대회였다. 수원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끈 김영광은 결승전에서도 수 차례 위기를 넘겼다. 비록 김은중에게 페널티 킥으로 동점골을 내줬지만 아디와의 1대1 찬스를 막는 등 인 플레이 상황에서는 골을 내주지 않았다.
대표팀 탈락의 울분이 컵대회 우승으로 해소되었냐는 질문에 김영광은 고개를 저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대표팀에 못 간 것은 K리그에서 우승을 해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동안 기회가 있어도 정작 대표팀 차출로 우승을 할 수 없었다”며 의미를 환기시키는 그였다.
첫 우승의 기쁨을 맛 본 김영광은 이 기세를 몰아 정규리그에서도 우승을 거두겠다는 욕심을 보였다. “K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지를 알게 됐다”라며 다시 한번 기쁨을 강조한 김영광은 “정규리그도 우승하고 싶다. 대표팀보다 K리그에 집중할 수 있으니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팀 동료인 우승 장면을 제주도에서 지켜보고 있을 이천수에게는 “천수 형에게 마음껏 자랑하고 싶다. 대표팀에 안 가니까 이런 기쁨을 맛 볼 수 있는 거라고 말하겠다”라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상암=서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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