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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4인방 “청소년대표팀, 패배를 두려워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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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무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4인방이 세계 대회에 나서는 후배들에게 던진 조언은 한결같았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고 세계를 상대로 자신의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이영표(30, 토트넘), 설기현(28, 레딩), 이동국(28, 미들즈브러),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명은 1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세 이하,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세계대회 출정식에 참석했다. 현재 수술 후 새 시즌을 위한 재활(이영표, 설기현, 박지성)과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부상 부위 치료(이동국)에 매진 중인 그들은 바쁜 시간 중에도 행사에 참석, 자신들의 경험담을 백분 살린 조언과 격려로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선수들과 함께 식사를 한 4명의 선수는 행사 말미 연단에 올라 직접 인사와 조언을 전했다. 단, 무릎 수술 후 여전히 보조 기구에 의지하고 있는 박지성만이 특별히 자리에 앉아 얘기했다.
4명이 모두 강조한 것은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돌아오라는 것. 발전을 위한 과정에 선 어린 선수들인 만큼 개인의 발전이 곧 팀과 한국 축구의 발전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 뼈 있는 얘기였다. 특히 박지성과 이영표는 패배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자신의 축구를 펼치라고 주문했다. 99년 U-20 대표팀 소속으로 세계 대회에 나선 바 있는 이동국과 설기현은 각각 벤치 멤버들의 역할과 각자의 능력을 믿을 것을 강조했다.
다음은 각 선수의 격려문 내용.
박지성 “아쉬움 남기지 않는 경기를 하길”
저는 어렸을 때 청소년 대표팀으로 세계 대회에 나가보진 못해 후배들의 심정을 절박하게 느끼진 못합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세계를 상대로 경기를 뛴다는 것은 선수로서 큰 행운임에 분명합니다. 여러분은 향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로 성장해야 할 재목입니다. 승패보다는 자신이 가진 기량을 보여주고 뛰어난 잠재력을 지닌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배운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한국 축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적보다는 여러분이 얼마나 발전하고 돌아오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다면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여러분이 하고 싶은 축구를 아쉬움 없이 마음껏 펼치고 대회를 마치길 바랍니다.
이동국 “벤치 멤버들의 역할이 중요”
제가 세계 대회를 나가 느낀 점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강팀이 강한 것은 경기장에 나서는 베스트 멤버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의 역할도 크다고 봅니다. 벤치 멤버가 나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도 강팀의 요건입니다. 여기 있는 여러분 중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실망하는 선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항상 준비를 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당장 못 뛰어도 팀을 위해 항상 준비해야 합니다. 축구는 팀워크로 존재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동안 준비 과정이 힘들었을 텐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돌아오길 빕니다.
이영표 “패배에 대한 두려움 없애라”
제 과거를 돌아볼 때, '이 경기는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잘해야겠다', '반드시 이겨야겠다', '노력한 만큼 거둬야 한다'라는 마음이 절박했음에도 이긴 경기보다는 진 경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그 경기가 그렇게 간절하진 않았던 것 같네요. 승리보다는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라는 조언을 여러분께 하고 싶습니다. 패배를 인정할 때 승리도 얻을 수 있습니다. 여유를 가질 때 좋은 경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 승리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설기현 “자신감 있는 플레이 하라”
앞서 좋은 얘기를 다 해주셔서 저는 할 말이 없네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고 대회가 끝났을 때는 웃고 돌아오세요. 전 국민이 모두 여러분을 지켜보며 뒤에서 응원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능력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서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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