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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작성자
  최성현 2007-06-16 00:34:38
제        목   [스탠드에서 본 풍경] U-20 대표팀이 골짜기 세대? No~

흔히 ‘골짜기 세대’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각급 연령대 대표팀을 보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시기가 있고, 반면 특출한 선수들이 없는 빈곤한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 빈곤한 시기의 연령별 대표팀을 일반적으로 ‘골짜기 세대’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2007 캐나다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이번 대표팀을 ‘골짜기 세대’라고들 말한다. 최성국-정조국-김동현 등이 포진했던 2003년 U-20 대표팀과 박주영-백지훈-김진규 등이 활약했던 2005년 U-20 대표팀에 비해 특출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이번 U-20 대표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5일 있었던 U-20 대표팀 포토데이에서 이번 대표팀의 주축멤버인 이상호(울산)는 이런 발언을 했다.

“지난 대회 같은 경우는 (박)주영이 형처럼 특출한 스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스타가 없다. 그러나 선수 모두가 주영이 형처럼 특출한 선수이기 때문에 오히려 특출한 선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이번 U-20 대표팀은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그리고 국내에서 열리는 U-17 월드컵 등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로 인해 스타로 부상한 선수도 적었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이 팀을 유심히 지켜본 전문가들은 멤버 개개인의 능력에서 이전 U-20 대표팀을 능가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전 U-20 대표팀들이 1-2명 정도만이 K리그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데 반해 이번 팀은 주전 대부분이 K리그에서도 꾸준한 출장기회를 얻고 있을 정도.

이상호의 자신감도 이런 부분에서 비롯된다. 이상호 본인도 ‘제 2의 박주영’으로 불리우며 울산에서도 보물 같은 존재로 대접받고 있지만, 확실한 주전을 보장받고 있지는 못하다. 공격 포지션에서는 하태균, 신영록(이상 수원), 심영성(제주) 등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하고, 미드필더 위치에서도 송진형, 이청용, 김동석(이상 서울), 이현승(전북), 박종진(제프 치바), 정경호(경남), 신광훈(포항), 박주호(숭실대) 등이 치열한 자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수비진 역시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올림픽대표팀에까지 승선한 최철순(전북)과 재능을 인정받아 얼마 전 J리그 요코하마 FC에 입단한 배승진, 원래 미드필더지만 대표팀에선 수비로 나설 기성용(서울) 등이 버티고 있다.

단적인 예가 하나 더 있다. 지난 2005년 네덜란드 U-20 월드컵에서 18세의 어린 나이로 참가했던 신영록과 박종진. 2년이 지난 2007년 U-20 대표팀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활약할 것임을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이들조차도 확실한 주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실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워낙 좋은 선수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자들이 많고, K리거들이 많아 팀원들 간에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지만, 선수들의 개인능력들만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플레이를 자세히 관찰하면 K리그 경험이 많은 선수들답게 영리하고 노련하다. 주고받는 패스와 이후의 움직임, 기본적인 볼 키핑과 센스 등에서 세련된 감각이 물씬 풍겨 나온다.

현 U-20 대표팀의 서효원 수석코치조차 “훈련시간이 너무 없어 걱정이긴 하다. 그러나 선수들의 이해도는 워낙 뛰어나다. 원래 이 연령대 선수들이라면 이해도가 떨어져 장기간의 합숙이 필요한데, 이 선수들은 프로에서의 경험이 풍부하다보니 성인대표팀처럼 며칠간의 시간만으로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플레이를 만들어낸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다만 불운이라면 이번 U-20 대표팀은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그리고 국내에서 열리는 U-17 월드컵 등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그로 인해 스타로 부상한 선수도 적었고, 팀 자체도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해 열렸던 U-20 아시아선수권은 열악한 잔디사정과 폭우로 인해 3위에 그쳤고, 마침 K리그 플레이오프가 한창이기도 했다. 또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등과 묘하게 겹치는 부분도 많았다. 예전과 달리 국내에서 이들의 플레이를 선보일 평가전 기회가 적었다는 점도 ‘골짜기 세대’라는 편견을 증폭시키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2003년과 2005년에 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박성화 감독은 “선수들의 개인전술능력이 대단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K리그 1군 무대에서 실전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이라 그 연령대답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했으며, 2005년 U-20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활약했던 최익형 GK코치 역시 “수비진이 약간 불안한 것을 제외하곤 대체적인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이전 팀들을 능가한다. 기대되는 팀”이라고 칭찬했다.

이들을 오랜 기간 지켜봤던 KFA 유소년 전임 지도자들 역시 이번 U-20 대표팀 선수들의 개인능력들이 대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능력 외에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역시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다면 그만큼 팀 운영의 폭은 넓어지기 마련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의 개인능력을 얼마나 하나의 구슬로 잘 꿰느냐이다.

7월 1일 미국전을 시작으로 진검승부에 들어가는 U-20 대표팀. 지금까지의 무관심에 마음이 상했던 이들이 ‘골짜기 세대’라는 편견을 벗어던지고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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