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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18-07-01 13:50:26
제        목   [인터뷰] '내셔널리그 출신' 박수일, K리그 도움왕을 꿈꾸다...인생역전 스토리



[스포탈코리아=대전] 서재원 기자= 내셔널리그 출신 박수일(22)이 다시 태어났다. 대전 시티즌을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은 그가 K리그 도움왕을 꿈꾼다.

올시즌 대전이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인 대전은 이번 시즌 전에도 유력한 최하위 후보로 평가받았다. 구단 주변을 둘러싼 뒤숭숭한 분위기도 대전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내렸다. 그러나 지금 대전의 위치는 기대했던 것 이상이다. 지난해 승리가 6번 밖에 없었는데, 벌써 그 횟수를 채웠다. 다른 팀보다 1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6승2무7패(승점 20), 6위로 플레이오프권(4위)을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는 고종수 감독의 과감한 선수기용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다. 부임 후 과도한 선수 영입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원칙으로 세웠던 신인 선수 발굴 및 활용을 꿋꿋이 고수하며 대전을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만들었다. 우여곡절 속에 팀은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고, 기존 선수들과 새로운 선수들의 조화도 날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박수일도 그 과정 속에서 빛을 봤다. 지난 시즌까지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했던 박수일은 프로 데뷔 첫 시즌 만에 팀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4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른 후, 진행된 12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그 사이 기록한 도움은 4개나 된다. 순위로 치면 이명주(아산), 김동현(광주)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1위 조성준(아산), 장혁진(안산), 문상윤(성남) 등과는 1개 차이다.

내셔널리그 출신으로, 데뷔 첫 시즌에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수일. 또 다른 인생역전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그를 직접 만나기 위해 지난달 20일 대전의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 프로 첫 시즌, 정신없이 달려오셨을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떤가요.
"시간이 정말 후딱(?) 갔어요.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대전은 축구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에요. 클럽하우스도 훌륭하고요. 저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에서 뛰었는데, 그곳과 비교하면 이곳은 천국이죠."

- 내셔널리그 출신으로 알고 있어요. 대전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사실 제가 원해서 온 팀은 아니었어요. 저 같은 신인 선수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절차였죠. 프로라는 무대를 꿈꿨는데, 처음에는 잘 안됐어요. 그래서 지난해 내셔널리그로 갔고요. 다시 도전하고 싶었고, 지난 11월 창녕 전지훈련 때 테스트를 받았어요. 사실, 조금 일찍 팀에 합류할 줄 알았는데, 중간에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무산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선수 등록 마지막 날 다시 연락을 받았죠."

-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벌써 12경기나 뛰었더라고요. 지금 상황이 실감 나시나요.
"솔직히 실감이 안나요. 아직까지 불안한 게 사실이에요. 언제 또 추락할지 몰라요. 그래서 훈련할 때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그런데 벌써 4개의 도움을 올렸는데요?) 그건…….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웃음)."

- 4R 부산과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어요. 들어보니, 그 경기도 깜짝 선발이라고 하던데요.
"네. 부산과 경기였는데, 경기 전날에 (안)상현이 형이 갑자기 아프다는 말을 들었어요. 급성 장염이었죠. 그래서 갑자기 선발로 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처음에 걱정만 앞섰어요. 못하면 2군으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걱정이 들더라고요. 감독님께서는 김해에서 했던 경험을 살려, 하던 대로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기억도 잘 안나요. 발도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호흡도 불안정했고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었어요. 경기가 끝나고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애들한테도 다시 2군으로 내려갈 거 같다고 얘기했었어요. 사실 지금까지 온 이유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못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 그런데 현재 포지션이 축구하면서 처음 보는 위치라 들었어요.
"제 원래 포지션은 오른쪽 사이드백이에요. 부산과 데뷔전 직전에 부산과 R리그 경기가 있었거든요. 그 때 처음으로 미드필더를 봤어요.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수비형 미드필더였죠. 제가 생각해도 그 때는 생각보다 잘했던 것 같아요(웃음). 엔트리에는 들 거라 생각했는데, 상현이형 덕분에 얼떨결에 선발로 뛰게 됐죠. 지금까지 운이 좋아서 이렇게 오게 됐는데, 그런 부분에서 불안한 게 많은 것 같아요."

- 다시 내셔널리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1년의 경험이 지금에 많은 도움이 되셨나요.
"그 때 경험이 지금에 분명 도움이 돼요. 김해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1년 차 입장에서 경기만 열심히 뛰었어요. 내셔널리그와 K리그는 큰 차이지만, 아무래도 1년의 경험은 무시 못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김해를 갔거든요. 프로팀 입단에 실패했어요. 사실 대학교에서 곧장 안산에 가려고 했는데, 잘 안됐어요. 좌절하던 차, 김해에서 연락이 왔어요. 1년 열심히 하고, 다시 도전해보자는 계획이었어요. 그런 과정이 정말 힘들었어요. 열심히 해도 불러주는 곳이 없다는 게, 슬펐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 대전에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박수일은 남들보다 늦게 축구를 시작했다. 웬만한 선수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하는 것과 달리,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제대로 축구 선수의 길에 접어들었다. 시작이 늦었으니, 당연히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유소년 시절 크게 주목 받는 선수도 아니었다. 대학교 진학까지 성공했지만, 프로의 길에서 첫 번째 시련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된 이는 가족이었다.

- 1년 전,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인생을 걸고 달려온 일이었는데, 뜻대로 풀리지 않으니…….

"저 자신을 믿었어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계속 가졌다. 포기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힘들 때도 있었는데, 가족들도 할 수 있다고 계속 응원해줬고요. 가족이 제일 큰 힘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가족들이 가장 좋아해요. 매일 경기도 보러 오시고요."

- 축구를 생각보다 늦게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시작했어요. 사실, 아버지가 처음 축구를 권유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말씀하셨는데, 서울에서 합숙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안 하다고 했어요.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는 건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5학년 때 아버지가 다시 권유를 하더라고요. 그 때 테스트를 받았는데 잘 안됐어요. 그러다가 다시 중학교 때, 아버지와 옥상에서 텐트치고 누워있는데, ‘축구할래?’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더라고요. 왠지 해야할 것 같아서 축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죠."

- 아버지가 혹시 축구 선수 출신이신가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닌데, 축구를 매우 좋아하세요. 주변에 축구 쪽으로 아시는 분들도 많으셨고요. 그래서 아들을 꼭 축구 선수로 만들고 싶으셨나 봐요."

- 축구를 늦게 시작하다보니,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확실히 일찍 준비한 친구들과 차이가 나요. 고등학교 가면 차이는 덜 하는데, 중학교 1, 2학년 때까지는 격차가 커요. 기본기가 완전 달라요. 아버지가 따로 시킨 부분도 있었지만, 혼자서 많은 노력을 했어요."

- 어릴 때부터 튀는 선수는 아니었을 것 같은데, 가족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나요.
"제가 장남이니 먹여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특히 띠동갑 나는 막내는 제가 먹여 살려야 한다고 하세요. 지금 11살 밖에 안됐거든요. 지금도 이거 아니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고 말하세요. 더 열심히 하라고도 하시고요."

"아버지가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비온 뒤 땅이 굳는다. 제가 김해에서 나와서 잘 안됐을 때, 사실 K3의 화성FC로 가려고 했어요. 훈련도 딱 하루 했어요. 훈련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누우니,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앞으로 돈을 못 번다는 생각에 아버지, 어머니께 너무 미안했어요."

"좌절하던 차 대전에서 다시 연락이 온 거예요. 전화를 받고 기쁘기도 했는데...솔직히 조금 서운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어요. 그날이 2월 28일, 선수 등록 마지막 날이었거든요. 짧은 사이 우여곡절도 많았고, 정말 힘들었어요. 가족들을 생각해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지금까지 달려온 것 같아요."




대전의 중심으로 성장하던, 박수일이 K리그 무대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남긴 경기는 지난달 9일 부천과 경기였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42분 박인혁의 뒷발 패스를 받은 박수일이 환상적인 마르세유턴 뒤 크로스를 올렸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이 박인혁이 몸을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많은 이들이 K리그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그런 골을 만들었다.

- 부천전에서 정말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어요.
"인혁이가 평상시에도 뒷발을 잘 써요. 왠지 뒷발로 내줄 것 같아, 타이밍을 맞춰 들어갔어요. 처음에는 슈팅을 때리려 했는데, 태클이 들어오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턴 동작을 했어요. 사실 슈팅 비슷하게 찬 건데……. 어쨌든 운이 좋게 도움으로 연결됐어요(웃음)."

- 경기 후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왔어요. 다들 멋있다고 하더라고요. 얻어걸린 거라고 솔직하게 고백했어요(웃음)."

- 그럼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도 부천전이겠네요.
"네. 맞아요. 부천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 외에도 경기 전체적으로 만족해요. 그래도 더 발전해야 해요.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거든요."

- 그러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또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산과 경기를 해보면, 확실히 주세종, 이명주 선수는 다르다는 게 느껴져요. 진짜 잘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을 다루는 능력, 패스, 시야 등 연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비 커트 능력도 길러야 하고요."

- 미드필더로 뛴 지 4개월 밖에 안 됐는데, 지금 포지션에 완전히 마음을 굳힌 거 같네요.
"포지션에 대한 확실한 생각이 들었어요. 부천전이 끝나고 더 확실해 졌고요. 사이드백에 대한 생각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미드필더가 마음에 들어요. 제가 인정을 받고 있는 위치니까요. 나중에는 둘 다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잖아요(웃음)?"

"그래서 롤모델도 바뀌었어요. 사이드백을 봤을 때는 다니엘 아우베스를 좋아햇는데, 지금은 "루카 모드리치를 동경하게 됐어요. 볼 다루는 것과 패스를 여겨보고 있어요. 팀 내에서는 상현이형과 장은이형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고요."

- 도움 2위도 기록 중이고...뭔가 새로운 꿈이 생겼을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는 도움왕을 해보고 싶어요. 처음에 한 개를 하고, 하나씩 올라가다보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좋으니까요. 부천전 이후 자신감이 확실히 생긴 것 같아요."

"사실 항상 경기에 들어갈 때마다 골을 넣겠다고 생각하며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골은 안 들어가고 계속 도움만 기록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더라고요. 광주전에서도 친구들에게 골을 넣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도움밖에 올리지 못하더라고요. 한 편으로는 득점 욕심을 계속 내다보면, 지금처럼 도움 기록이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계속 골 욕심을 내려고요(웃음)."

- 데뷔 4개월 만에 포지션도 바뀌고, 롤모델도 바뀌었어요. 동시에 도움왕이라는 새로운 꿈도 생겼고요. 그래서 대전이라는 팀이 보다 특별할 것 같아요.

"대전은 저를 만들어준 팀이라고 생각해요. 저를 돋보이게 해준 팀이죠. 그래서 더 잘 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튀진 않더라도, 묵묵히 열심히 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열심히 하면 나중에는 꼭 알아주실 거라 생각해요."

"처음에는 팀 분위기가 안 좋았어요. 지금은 날이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고, 팬분들도 경기가 진행될수록 많은 목소리를 내주시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선수들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 같아요. 정말 의지가 강해요. 아직 부족하지만, 1위를 달리는 성남처럼 단단한 팀을 만들고 싶어요. 저희보다 위에 있는 팀이니 확실히 배울 점이 있어요. 배울 건 배우고 빨리 따라가야죠."

"저나 선수들 모두 플레이오프권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번씩 다 경기를 해보니, 이기지 못할 팀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기지 못한 팀들도 있는데, 대부분 경기가 아쉬웠어요. 잘 하고도 못 이긴 경기가 많았죠. 후반기에 들어가면 그런 팀들을 잡아보고 싶어요. 그러면 4위권 진입도 문제없을 거라 믿어요."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시티즌,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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